jaystory

용산을 가다. 본문

생각

용산을 가다.

@Jay 2006. 8. 9. 23:42
반응형
항상 그렇듯 회사를 나서는 퇴근길엔 무척이나 배가 고프다. 사실, 퇴근길 몇시간전부터 그러하다. 혹시나 엘리베이터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꼬르륵 소리라도 나면 낭패다. 즐겨 마시던 허쉬드링크초콜렛은 잘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게에서 사라진지 오래. 대신 500원짜리 흰우유를 마신다.

정성일씨가 쓴 괴물에 관한 12페이지 이야기가 궁금해서 씨네21을 샀다. 전문 링크는 이곳에. 한동안 매주 사보던 경제주간지도 안산지 몇주째인데, 오랫만에 지하철에서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정성일이라는 사람이 쓴 글을 읽어본 기억은 별로 없다. 12페이지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서태지 생각이 났다. 그리고 강명석의 글도 떠올랐다. 정성일과 강명석, 뭔가 비슷한 구석이 있는것 같다. 편집증일까. 괴물이 DVD로 나오면 구입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봉준호는 참 똑똑하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들었다.

각설탕이 개봉했나. 씨네21의 표지모델은 임수정이다. 뒤집어 보아도 노트북을 들고 있는 임수정이다. 이런 구성은 어느쪽에서 먼저 제안을 한걸까 생각해 봤다. 그리고 어느 쪽에게 더욱더 득이 될까. 임수정이 쓰고 있는 헤드폰에 눈이 간다. 브랜드는 삭제하는 편이 더욱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관련 꼭지가 있어서 먼저 뒤적여서 읽는다. 항상 그렇듯 이번에도 비와 함께한 행사였지만 참 재밌었겠다. 요즘들어 블로그 리퍼러에서 펜타포트가 자주 보이는 데, 블로그에 온 사람들에겐 조금 미안하다. 정작 다녀온 이들의 후기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 중엔 블로거가 없는 걸까. The Strokes가 서태지의 우리들만의 추억을 불렀단다. 브라이언 롤코가 웃었단다. 누노 베텐커트가 More than words를 불렀단다. 사진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용산역과 아이파크몰 사이에 탁 트여있던 광장이 사라졌다. 백화점을 만든다고 무언가 공사중이다. 결국 내버려두지 못하는구나. 역시 광장이란 우리나라와는 어울리지 않나보다. 그저 아저씨들이 담배연기를 내뿜는 장소일뿐.

비록 용파리라고 불리지만 용산의 여러 상가들을 돌아다니며 흥정을 해보면 그래도 인간적인 상점들도 꽤 있다. 오늘 방문했던 곳들이 그러했고, 가게문을 열고 나설때 등뒤로 들리는 인사에 기분이 참 좋았다. 원가가격표를 보여주며 얼마 안남는다고 말하는 이들의 얼굴엔 거짓말이라고 적혀있다. 인간적인 신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물론 그것은 상호적인 작용.

다시 집에 돌아가기 위해 용산역에 왔다가 잠시 숨을 돌리려고 대합실 의자에 앉는다. 사람들이 참 많다. 기차를 기다리는 걸까, 나와 같이 잠시 쉬어가는 것일까. 실내는 생각보단 시원하다. 열차가 도착했다고, 곧 도착한다고 전광판은 쉴새없이 연신 깜빡깜빡인다.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의 표정이 좋다. 옆에 짊어진 짐꾸러미에 설레인다. 여행을 가본지가 언제이던가. 오랫만에 기차가 타보고 싶어졌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