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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이런 버스 보셨나요?

@Jay 2006. 12. 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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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종로에 가려고 탔던 100번 버스안. 올라탈 때 기사아저씨께서 하시는 어서오시라는 말은 요즘엔 가끔씩 듣는 말이라 몰랐는데, 자리를 잡아서 앉고 보니 버스안이 이렇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되어 있었다. 또한 운전석의 마이크와 연결된 스피커로 운전하시면서 직접 정류장마다 안내방송을 하시더라.

"버스가 정류장에 정지하면, 그 때 일어나셔서 천천히 내리십시오. 저는 한번도 손님께 빨리내리라고 재촉한 적이 없습니다. 천천히 내리셔도 됩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인지, 여고생들은 깔깔대며 내리고, 아주머니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내리는 재밌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 정동진에 혼자 갔을 때에 탔던 강릉의 시내버스에서 기사아저씨를 포함한 승객 모두가 한동네 사람으로써 진정한 마을버스의 분위기를 느낀적이 있었다. 버스를 타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내리는 사람에게 모두가 잘가라고 인사를 하는 그런 분위기.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서울에서 그런 일은 생길 수 없겠지만 잠시나마 재밌는 경험이었다.

서비스라는 건 아주 거창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큰 댓가를 바라지 않는 것도 아닌,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 겨울이 가기전에 또 그 100번 버스를 탈 수 있을까.
기사아저씨가 승객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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