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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야근 풍경

@Jay 2007. 5. 8.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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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기도 하지만, 가끔씩 야근 후에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으면 알수없는 포근함이나 안도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정류장 주변을 둘러본다. 손에 꽃바구니 하나 없는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만큼이나 모두다 손에 하나씩 카네이션 바구니를 들고 있다. 아침부터 꽃바구니 아주머니들로 회사앞 주변 도로가 온통 북새통이더니 마치 그것들을 모두 나눠주기라도 한 듯, 늦은시간 아주머니들은 모두 사라졌고, 거리엔 빈손인 사람이 거의 없었다.

버스의 맨뒤 구석자리에 콕 박힌듯 앉아 이어폰을 끼고 버스안 그리고 차창밖을 바라본다. 술에 취한 양복아저씨, 나란히 앉아있는 오손도손 커플, 이어폰을 낀채로 곤히 자고 있는 내 또래의 학생. 그들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가끔은 훔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맞은 편 도로위로 손을 들어 만세를 부르며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아이들도 보인다. 12시가 훨씬 넘은 시각, 학원가 앞엔 온통 노란색 통학버스와 학원버스들이 즐비한다. 내가 저 나이때도 저런 생활을 했던가 잠시 떠올려 봤다. 그게 몇 년전 일이지 하고 헤아려보다가 나도 몰래 놀라고 만다. 시간은 빠르기만 하다.

매일매일 보는 풍경에서 새로움을 느끼다. 그래, 그래서 재밌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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