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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려한 휴가

@Jay 2007. 8. 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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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을 배경으로 했다던 영화속에 5.18은 없었다.

멜깁슨이 만들었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며 많은 기독교인들은 극장에서 무릎을 꿇었고 오열했다.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는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잔인한 장면들. 공포영화나 호러물이 아니었기에 그것은 더더욱 리얼하게만 느껴졌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며 흘렸던 눈물 그것은 그러한 장면들이 예수에 대한 영화를 넘어서 한 명의 인간에 대한 잔혹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다른 주제의 영화에서 그토록 잔인하고 사실적인 장면이라고 하더라도 느끼는 감정은 별 다를 것이 없었을 것이다. 어느 선을 넘어선 순간 그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배경은 사라지고 매우 일반적인 사실로 다가오는 것. 뭐, 하지만 내 얇디 얇은 신앙심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족을 잃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그러한 애절한 상황과 장면들. 그리고 그 이유가 불가항력적인 어떤 것 - 하지만 저항의 여지는 충분한 - 이러한 구성과 관객들이 흘리는 눈물들은 5.18이라는 배경과 별 개연성이 없어보인다.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왜 군인들이 사람들을 폭행하느냐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고등학생들은 행여나 논술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고, 정치인들은 자신의 뿌리의 정당성을 위해 영화를 들먹거린다. 영화로 만들어질 강풀의 '26년'을 기대해 본다. 원작 만화처럼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나는 참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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