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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대중의 의미

@Jay 2008.04.09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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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래된 건 아닌거 같은데, 버스를 탈 때 현금을 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젠가부터 보급되어 이제는 거의 모든 버스의 앞문과 뒷문곁에 위차한 카드요금기. 무언가 정확한 계산방식은 모르겠으나, 내릴때도 카드를 찍지 않으면 추가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강력한 홍보 덕분인지, 나이드신 할머니부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취객에 이르기까지 내릴때 카드를 한번 더 찍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내리기전에 미리 찍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버스가 더욱 복잡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버스의 종류와 환승여부 등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하차시 찍지 않는다고 해서 항상 추가금액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찍는다고 해서 항상 환승할인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단돈 몇 백원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하차시 카드를 찍는다기 보다는, 교통카드를 사용하여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당연히 해야만 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이미 자리잡은 결과라고 보는 건 너무 삐딱한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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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할인을 위해 치열한 '하차시 교통카드 찍기'에 성공한 후,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아직은 입김이 호호 날리던 어느 아침. 음악을 들으며 발을 동동 구르던 내 앞에 한무리의 아저씨들이 다가와 어떤 입모양의 말을 건내며 악수를 청한다. 이건 뭐지하며 헤드셋을 벗는데, 손바닥만한 명함을 건낸다. 무슨 장관, 무슨 총리를 했던 사람이란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건데 그때는 분명 선거 운동기간은 아니었던 듯 한데. 아무튼, 전직 장관이건 총리건 추운 아침부터 고생이구나 라는 생각은 잠깐. 버스가 언제오나 오매불망 사거리만 바라보다 버스가 도착하면 서로들 밀처가며 우르르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손한번 잡아보겠다고 사람을 이리 귀찮게 하시나.

투표에 참여한다는 가정에서, 지역이건 연고건 정당이건 자신의 선택에 대한 근거를 지닌 부동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사람이 그사람 같고, 사실 그렇게 관심은 없지만 또 투표는 해야할 거 같기는 한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악수한번 하고 인사한번 한 기억은 투표장에서 어쩌면 막대한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치 영화 프레임속에 몰래 숨겨진 사막그림 때문에 나도 몰래 갈증을 느끼고 음료를 찾게 되는 것처럼. 매우 단순화시킨다면 결국 얼굴많이 판 사람이 유리한 게임인가. 가뜩이나 최저 참여율이 기대되고 있는 요즘과 같은 때에는. 그러니까 악수하던 아저씨들이 아침부터 악수를 하자고 하셨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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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사회시간에나 배웠었던 '대중'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인 의미였는지 아님 그 반대였는지 더 이상은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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