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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를 걷다.

@Jay 2006. 9. 23.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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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의 취업설명회 참석을 위해 성균관대에 다녀왔다. 혜화에 간적은 많았지만, 정작 성균관대에 가보기는 처음이다. 예전에 나우누리가 한창 잘나가던 시절, 각종 동호회의 정모 집합장소는 항상 혜화역 4번 출구 베스킨라빈스앞이었고, 비록 간판은 바뀌었지만 그자리에 여전히 있다는 게 왠지 모르게 고맙게 느껴진다. 학교 입구쪽에 있는 술집은 종종 갔었기에 가는 길은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육교가 사라진지도 꽤 오래되었구나.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다른 대학을 방문한다는 건 꽤나 재미있는 일이다. 그것도 지인을 만나는 것이 아닌, 혼자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특유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쉽게 오지는 않는 기회이니.

생각했던 것 보다 학교는 아담하고,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학생들도 별로 없어 보였다. 학교안에 옛날 한옥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조금 특이했을 뿐. 아, CPA 발표가 난지 얼마 안됐는지 온통 가는 길 내내 플랭카드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글쎄, 못본지 오래된 모습 같기도 하단 생각이 잠깐 들었다.

자연계 캠퍼스가 수원에 있어선지 생각보다 사람이 적게 왔다. 역시 학풍이라는 것은 학교별로 뭔가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 인프라라는 것은 있을 땐 느끼지 못하지만, 없을 때 더욱더 절실해 진다.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학교로 향하던 때와 달리 날씨가 많이 서늘해져서 우유한팩을 사들고 대학로를 걸었다. 마로니에 공원이나 소극장들이 많아서 그럴까. 뭔가 생기넘치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모두 어디서 그렇게들 쏟아져 나왔을까. 사람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장난치며 걷는 커플들, 이제 막 시작하려고 물건을 늘어놓는 노점상들, 천천히 걸어가시는 수녀님, 농구공을 튀기며 땀을 흘리는 고딩들, 그냥 아무렇게나 앉아서 정신없이 책에 빠진 사람, 여기저기 무질서하게 붙어 있는 공연 포스터, 인도에 놓여 있는 조형물. 모두가 뒤엉겨서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뒤늦게 오늘이 금요일이었음을 기억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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