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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스타크래프트와 당구

@Jay 2007. 5. 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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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회사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스타나 당구, 적어도 둘중에 하나는 잘 해야만 한다는 거라는 거지. 우리의 아버지 세대부터 오랜시간 전통적인 놀이 문화였던 당구와 무서운 기세로 대학근처의 당구장들을 PC방으로 대체시키며 오래된 당구의 자리를 빼앗아 버린 스타크래프트. 서울이 자기네들의 수도라고 한 빌리자드사 관계자의 발언을 과연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 개의 서로 다른 세대와 다른 성격을 대표하는 놀이 문화는 그렇게 묘하게 공존하고 있다.

중학교때 처음 가보았던 학교 근처의 당구장. 친구들은 그렇게 당구를 시작했지만, 내게는 그저 빨간 공 둘, 흰 공 둘이 굴러다니는 재미없는 놀이에 불과했다. 대학에 들어갈 때쯤, 그 녀석들은 이미 공 3개를 굴리는 훨훨 날아다니는 나와는 너무나도 먼 곳에 있었다.

고등학교때 인터넷 서핑과 모니터와 저편 다른세상에 있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 하고 있을 때, 친구녀석들은 스타에 매달렸다. 지금은 그 현란한 마우스질과 정교한 컨트롤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 무언가 정신없이 발빠른 대응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스타는 아직도 나와는 궁합이 잘맞지 않는 게임이다. 뭐, 보통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그러하지만. 카트-정도가 예외일까.


다수가 즐기는 놀이문화에 동참해야 하는 것도 당연히 갖추어야 할 사회성의 일부일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한 이들이 손가락질 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어른이 되면 무언가 다르고 새로운 놀꺼리가 있지 않을까 하고 잠시나마 생각했던 순진한 아이는 오히려 그들의 놀이도 결국 특별할 것 없는 유치한 감정들의 포장에 불과하다는 것에 쓴웃음만 나올 뿐. 하지만, 그러면서도 베틀넷으로, 당구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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