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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안내방송 없는 지하철

@Jay 2007. 11. 2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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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떠났던 유럽 배낭여행에서 독일에서 지하철을 탔었다. 우리나라 지하철과 흡사했던 겉모습과 달리 실내의 좌석배치는 기차와 같은 한쪽방향을 바라보는 배치를 하고 있어서 낯설었다. 그 지하철을 탔던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던 점이 있는데, 그것은 지하철의 안내방송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역이 어디인지, 다음역은 어디인지 지하철 내부에서는 아무런 안내도 없고 조용하기만 했는데, 열차내의 독일인들은 당연스레 여기는 분위기였다.(당연한 말인가) 역의 안내(국어/영어)는 물론이며, 열차내에서 지켜야할 에티켓(노약자 자리 양보, 핸드폰 진동 등)의 안내 - 강요일지도 - 방송에, 이제는 광고까지 나오는 우리나라 지하철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열차안에서 개인적인 자유를 침해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철저한 보장. 우리나라의 지하철의 역안내 방송은 그렇다 치더라도, 기타 다른 안내방송이 실제 지하철 이용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그것이 설상 없다 하더라도 큰 혼란이나 문제가 야기되지는 않을텐데.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지하철의 안내방송을 당연시 여긴채 그것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게 된다는 것이 무섭게 느껴졌었다.

우물속의 개구리는 하늘이 동그란줄 알고 평생을 지낸다. 문득 대선이 다가오는 시점에 생각이 났다, 조용하던 지하철이.

생각해보니 독일이 아니라, 체코인가도 싶고. 기억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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