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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story
대학에 입학해서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던 새내기 시절, 선배들을 따라 학교 컴퓨터실에서 수강신청을 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마도 그 때가 내겐 처음이었지만 그런식으로 했던 수강신청의 마지막 이었던 것 같다. 1년에 단 두번의 몇천명이 몰리는 부하를 견뎌내기 위한 서버증설은 어려울테고. 몰리는 인원을 분산시키기 위해 조금은 쌩뚱맞게 학기중에 조기수강 신청도 해보고, 여러가지 방법을 간구해 보지만 여전히 수강신청 시작후 한시간 가량 서버는 비실비실하고 접속불가. 사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건 학생이고, 학교에서는 그다지 관심도 없겠지만. 전산실 직원분들의 노고에만 감사. 차라리 인터넷이 아닌 학교내 네트웍만 접근하게 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들의 연합전선 형성을 어떨까. 실현..
HCD 날 이번에 NHN에 입사한 친구가 선물로 들고 왔던 모자. 정확히 언제생겨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지현 카드와 맞물린 저 날개 모자의 효과의 파장은 참으로 엄청났다. 정작 실제 생활에서 쓰고 다닐 만한 용기나 :D 사용할 일은 거의 없을 거 같으면서도, 다들 한번씩 쓰고 사진한장씩은 찍고 싶어하던걸 보면. 특이나 여자애들이 참 좋아하더라. 다른 광고에 살짝 얹혀있는 녹색 검색창이나 이런 작은 모자와 같은 아이템들은 참 가벼워 보이면서도 가끔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Thanks to 땡글. 가위바위보로 영광의 모자를 차지하고 사진을 제공해준. :p)
풍선파는 스누피가 맥북나라에 도착 :D 도박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개봉했을 때에 원하는 선물이 들어 있을 때의 기쁨이랄가. 아, 풍선을 들고 있는 스누피가 오늘은 그러했단 이야기.
맥북의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위해 테크노에서 구입한 2G 메모리를 들고 약속때문에 종로행. 메모리 교체를 위해 필요한 안경나사를 조이는 크기의 드라이버가 필요했는데 미처 구입하지 못했다. 11시가 다 되어서 집근처 역에 도착해서 설마 이시간에 열린 안경점이 있을까하고 두리번 거리다가 의외로 역 앞에 있는 불켜진 안경점을 발견했다. 드라이버는 1,000원 이었지만 만원짜리 밖에 없던지라 역시 잔돈이 없던 맘씨좋은 주인아저씨는 그냥 가져가라며 다음에 와서 안경이나 하라고 했다. 천원짜리 드라이버야 안경을 맞추면 끼워서 주는 하찮은 아이템일 수도 있지만, 메모리 구입을 위해 주말에 먼 걸음을 하고, 늦게나마 안경점을 발견한 나에게는 정말 너무나도 큰 의미.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다. 결국 드라이버가 없어서 오..
처음 만나서 짧은 시간을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잘 통한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어떤 가정에 대한 역에 대해서도 항상 가능성은 열려있듯이 오랜 시간을 두고 만난 사람이지만 같이 있으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편안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에는 그러한 욕심을 인지하지도 못할 뿐더러 그 욕심에 사로잡혀서 더욱더 어색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래서 관계는 참 어렵다. 그래서 관계는 참 재밌다. 유기적으로 얽힌 가지들이 무수히도 많은 변수들에 의해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때로는 타인에게 투영된 내 모습을 바라보며 더욱더 내 모습을 잘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나에게 비친 그의 모..
정말 오랫만에 막차를 타고 집에 오는 길. 몸은 천근만근에 얼굴의 끈적거림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지만 기분은 썩 괜찮았다. 사람은 역시 하고 싶은 일을 할때 가장 신이 나는가 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역할,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수수께끼들.
중구난방으로 진행되던 일이 마무리 되어 속이 다 시원하다. 휴. 그래도 한동안은 열심히 달려야지. 역시 '을'의 역할은 아무리 루즈한 환경이라도 부담되기 마련이구나.
친구와 저녁을 먹고 오랫만에 노래방에 가다. 자신이 부른 노래를 전송하여 미니홈피 BGM으로 사용하게 해주는 서비스는 이미 들어봤었지만, 이제서야 실제로 그런 기계를 보게 되었다. 방으로 들어가니 기계는 마치 윈도우 패치를 받듯 인터넷으로(아마도 그럴거라 생각한다) 최신 곡들을 전송받고 있었다. 업데이트 마저 거의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되었구나. 또 한가지 재미있던 것은 노래선곡 책이었다. 그것은 일반적인 노래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이었는데 가장 앞부분과 뒷부분에 그 노래방에서 제작한걸로 보이는 가수별-곡 목록이 있었다. 이름기준 가나다 순으로 나열되어 있었는데 가수의 인기도 혹은 해당하는 곡이 많을수록 가수의 이름이 크고 쉽게 눈에 띄게 되어 있었다. 폰트의 다양한 크기와 Bold와 Marking을 ..
나의 시간을 내가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은 때론 너무너무 만족스럽다. 세미나 참석도 할겸 서울대 방문. 넓은 풀밭과 산이 있고, 사람이 바글거리지 않는 점은 갈때마다 느끼는 부러움. 하지만 교내이동의 불편함은 정말 싫다. 아, 내 영어의 부족함이겠지만 중국사람의 영어 발음은 정말 너무너무 알아듣기 어렵다. 중국어 억양의 영어란. 302, 301 같이 건물들의 네이밍이 모두 숫자로 되어 있다. 그네들이 실제로 무어라 호칭하는지는 잘 알수 없으나, 숫자 테그와 문자 테그의 차이는 무엇일까에 대해서 잠시 생각. 숫자나 문자나 똑같은 사물을 지칭하는 단어이지만 숫자의 쓰임이 조금더 광범위 하다고 가정할때 기억에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나, 오히려 숫자본래의 수/양을 나타내거나 헤아릴수 있는 성질의 유니크함으로 다른 ..
: 삐이- 핸드폰에 매달린 교통카드를 찍고 지하철 개찰구의 패달을 밀었다. CDP의 play 버튼을 누르고, 가방속에 있던 책을 꺼내 아침에 읽던 부분을 펼쳤다. 흔들리는 내 발걸음과 흔들리는 내 가방에 맞추어 얼마전에 구운 mp3 CD는 귀에 거슬리게 튀어 오른다. 출근할때도 그렇지만, 집에 갈때도 마찬가지구나. 내 또래의 젊은이들 그리고 높은힐과 넥타이의 직장인들은 죄다 이곳에 모여있는것만 같다. 가끔 지하철 문이 열리는 출발신호와 함께 달려나가는 무리속에서 생각해 본다. 난, 왜 달리고 있는거지. 가끔 누군가에겐가 들었던 이야기들을 책속에서 다시 발견하곤 한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그래, 이곳을 조금 먼저 지나갔을 뿐이야. 변하고 싶었고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것이다. 내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