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 (70)
jaystory
재미있게 삽시다. 주어진 삶에서 재미를 찾아서 재미있게 삽시다. 그래요, 그 말 정말 맞는 말이에요. 근데, 아직은 나에게 주어진 삶에서 재미를 찾지 못했나 봐요. 재미를 찾아내는 일 보다는, 더 나은 것을 찾는 것에 관심이 있고 시간을 쏟고 있으니까.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숨이 차다. 조금만 더 지나면 턱까지 차오름 숨때문에 쓰러질 것만 같고, 다시는 달리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안다, 나도. 그럴 일은 없다는 것을. 엄살을 핑계로 너스레를 떨고 있다는 것을. 차라리 안보이면 나을 것을, 몰랐더라면 좋았을 것을. 내 눈에 보이고, 내 달팽이관 속을 파고드는 소리들을 아무렇지 않은 척 씻어낼 수 없다. 웃고 있는 그들의 눈속에, 올라간 그들의 입꼬리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아무렇지 않..
오랫동안 쉼표. 너무나도 구버전의 테터툴즈 데이터를 마이그레이션 할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php 파일 하나로 깨끗히 수년간의 기억들을 들어, tistory로 이전하다. 쓸 수 없을 때는, 그토록 하고픈 말이 많았는데, 막상 앞에 놓고 보니, 그렇게 술술나오지도 않는. 그냥 머쓱하게 그간 뒤적거렸던 책들이나 한컷-
1. 미용실을 처음 갔던 때가 언제였을까. 정확히 기억은 나진 않는다. 내게 있어서 미용실은 묘한 욕망들이 교차하는 장소. 때가 되어 길어진 머리를 잘라내야만 하는 필요와 동시에, 외모와 첫인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머리의 스타일을 멋스럽게 만들고 싶은 장소이다. 말그대로 중이 자기머리를 자를 수는 없기에 다른 이의 손에 나의 머리카락들을 맡긴 채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하는 곳. 보통은 거울앞에 앉아서 조용히 눈을 감는 편이고, 수시로 구체적인 주문을 하진 않는다. 또한, 단골이 아닌 경우에는 대화를 하는 걸 즐기지도 않는다. 삭둑삭둑 잘려가는 머리카락들과 변해가는 내 얼굴을 마주하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눈을 감고 있는걸지도. 2. 집근처 미용실 A. 아주 좋은 위치에 있는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다. 허..
하루하루 바람은 점점 차가와지고 어느덧 두자리수 달이 되고 말았다. 입사와 연수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참으로 빠르기만 하다. 요즘들어 내가 얼마나 부족했으며,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우스운 것들이었는지를 깨닫고 있는 시간들이다. 한달전 새로 장만한 헤드폰도 이젠 길이 들어 같은 음악을 들어도 예전엔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예전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주변에 계신 좋은 분들과 훌륭한 책과 글들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성장하고 있다, 조금씩. 젊은 날의 객기라 하더라도, 아직 많이 비어있기에 더 많이 채워나갈 수 있는 요즈음의 시간들이 좋다.
하필이면 예비군 훈련날, 하늘이 너무나 화창해서 점심시간에 찍어봤다. 그 느낌이 살아있지 않아서 조금 아쉽다. 아래쪽에 살짝 보이는건 현역병들의 막사. _00 군복만 입으면 왜그리 잠이 쏟아질까. 가끔 평소에 젠틀하고 매너좋은 사람도 운전석에 앉으면 돌변하듯이, 멀쩡하던 사람들도 군복을 입혀놓으면 뭔가 사회부적응자 혹은 동네 양아치스러운 느낌이 자연스레 묻어나온다. 그와 동시에 군복을 입은 자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엄청난 피곤감과 졸음. 아마도 입어본 사람들은 공감하는 느낌이리라. _01 간만에 부대안에서 총메고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다 보니, 예전 군대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스쳐갔던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 기억들. 추억을 되새김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오늘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관점에서..
마치 사진의 네거티브 효과와 같은 느낌을 받고 돌아온 공연. 비록 3층의 경사진 자리였지만 먼거리에서 바라보는 그들의 몸짓은 정말 고양이의 그것과 같았다. 070724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3층
버스를 타고 비좁은 판교IC 근처를 지날때 마다, 몇개 되지도 않는 차선중에 하나를 하이패스 전용이라는 용도로 할당해놓은 것을 보고 참 비효율적이다라고 생각했었다. 요즘보니 하이패스라는게 어느새 확대되고 있었다. 버스의 경우 아직 모든 회사에서 도입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출퇴근시 타는 잠실가는 버스는 아직도 통행권을 뽑는 반면, 강남이나 사당으로 가는 다른 회사의 버스는 쌩쌩 IC를 통과하더라. 신기했다. 신문기사에서는 평균 요금소 통과 시간이 66초에서 9초로 단축되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히 눈에 띄게 단축되는 것은 분명하다. 멀리내다보면 결국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의 통행료 징수를 하이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일텐데, 현재 IC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보육원에 가서 어린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하는 컨셉과 기획의도로 진행되어야 했기에) 도전 골든벨과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준비한 선물도 나눠주고, 같이 피자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아주 조그만 꼬마애들부터 고등학생까지 많은 아이들이 모여사는 곳이었는데, 특징이라면 여자아이들만이 모인 곳이었다는 것.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시끌벅적 통제불능한 아이들이었는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도 정이 들었다고 피자를 먹으며 장난을 치는 아이들은 마냥 귀엽기만 했다. 나눠준 펜으로 내 손바닥에다 나비와 꽃을 그리고 자기의 이름을 적어주던 7살 유진이. 구김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마냥 밝기만 하던 그 웃음들. 그런 아이들이 왜 그런 환경에 놓여..
그러니까, 회사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스타나 당구, 적어도 둘중에 하나는 잘 해야만 한다는 거라는 거지. 우리의 아버지 세대부터 오랜시간 전통적인 놀이 문화였던 당구와 무서운 기세로 대학근처의 당구장들을 PC방으로 대체시키며 오래된 당구의 자리를 빼앗아 버린 스타크래프트. 서울이 자기네들의 수도라고 한 빌리자드사 관계자의 발언을 과연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 개의 서로 다른 세대와 다른 성격을 대표하는 놀이 문화는 그렇게 묘하게 공존하고 있다. 중학교때 처음 가보았던 학교 근처의 당구장. 친구들은 그렇게 당구를 시작했지만, 내게는 그저 빨간 공 둘, 흰 공 둘이 굴러다니는 재미없는 놀이에 불과했다. 대학에 들어갈 때쯤, 그 녀석들은 이미 공 3개를 굴리는 훨훨 날아다니는..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기도 하지만, 가끔씩 야근 후에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으면 알수없는 포근함이나 안도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정류장 주변을 둘러본다. 손에 꽃바구니 하나 없는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만큼이나 모두다 손에 하나씩 카네이션 바구니를 들고 있다. 아침부터 꽃바구니 아주머니들로 회사앞 주변 도로가 온통 북새통이더니 마치 그것들을 모두 나눠주기라도 한 듯, 늦은시간 아주머니들은 모두 사라졌고, 거리엔 빈손인 사람이 거의 없었다. 버스의 맨뒤 구석자리에 콕 박힌듯 앉아 이어폰을 끼고 버스안 그리고 차창밖을 바라본다. 술에 취한 양복아저씨, 나란히 앉아있는 오손도손 커플, 이어폰을 낀채로 곤히 자고 있는 내 또래의 학생. 그들의 삶이..
회사에서의 업무적인 커뮤니케이션에는 아웃룩을 사용하고, 스케줄 관리는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사용하며, 메모나 정리를 할 때는 스프링노트를 쓰고 있다. 또한 한달간의 수입/지출의 관리를 위해 엑셀을 쓰고, 한rss로 뉴스와 각종 정보를 접하며, 블로그에 나의 생각과 기억에 관한 기록을 남긴다. 각각의 영역이 완전히 분리된 것도 있고 어느 정도 겹치는 것도 있다. 어쨌건 너무나도 다양한 툴을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은 썩 유쾌한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무언가 중간에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휴대폰이나 스마트폰 혹은 PDA와 같은 것들은 아직은 사용하기엔 너무 불편하고. 내 생활을 밀착되어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툴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미 나온 솔루션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얼리아답터들..
private과 public, 그리고 밀실과 광장. 2001년 부터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블로그를 사용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항상 해왔던 고민중의 하나. 예전과 같이 게시판에 하루의 일기들을 올리고 지인들이 달아준 리플과 또 이름모를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나누었던 때가 있었던가 하면, 지금과 같이 무언가 정재된 생각들과 한 방향과 분야로 편중된 글과 생각들만을 말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찾아와주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고. 지금에 있어서는 많은 지인들이 주제나 분야가 너무 난해하다고 했고, 블로그라는 것의 형식 자체가 너무 낯설고 어렵다고도 했다. 예전에는 나만의 개인적인 공간이었으며, 어느정도까지는 내가 원하는 이들에게만 접근성을 줄 수 ..
손에 무언가 필기구를 쥐고서 내 생각을 글로 써보았던 때가 언제였더라. 수업중의 필기나 수첩에 간단한 메모가 아닌, 능동적으로 펜을 움직여 나의 생각을 종이에 적어내려갔던 적이 언제였던가. 이제는 손에 펜을 잡고 생각을 하는 것 자체도 너무나도 어색하다. 그것보단 키보드나 혹은 핸드폰의 버튼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익숙해져버린 지금. 문득 다른 공간에 있는 예전의 나의 글들을 보니 너무나도 낯설다. 이게 정말 내가 썼던 글이란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낯설음. 시간이 지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나는 수없이도 많은 선택을 했고, 그러한 선택의 결과들은 다시 나에게 피드백을 주고, 나는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리고 또. 또. on and on and on. 나의 감성 곡선은 군대라는 곳을 들..
나와 연결된 무수한 관계들이 동시에 삐걱대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 그것은 필경 문제의 원인이 외적인 것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나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겠지. 문제는 내부에 있다는 것. 나에게서 시작되고 있으며,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내가 선택한다는 것. 3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어느새 올해도 1/4을 지나고 있다. 하늘은 매우 푸르르고 맑지만,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너무나도 매섭다.
01 한달의 연수간 쌓인 RSS 피드들을 다 읽는 건 물론 절대로 불가능 한 일. 시간이 날때 마다 짬짬히 꼭 읽어야할 관심분야의 피드들만을 읽는데 이번주를 다 보낸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다는 거. 하긴 RSS가 문제가 아니라, 그 동안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지냈으니, 그것부터 훑어보는 게 순서인 것을. 신권을 만져본지도 몇 일되지 않았다. 대대적인 피드 가지치기를 한번 해야겠다. 02 초중고등학교때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는 헐리고 새로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브랜드 아파트 붐을 타고 기존의 아파트 이름마져 변경되었다. 많이 변했고, 예전과 변함없는 것들도 있지만 가장 많이 변한건 그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03 싸이월드..